[공병호의 독서산책] 조석 ‘새로운 에너지의 세계’

입력 2017-03-0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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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폐지는 어렵지만 안전은…

“원전은 안전한가?” 조석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출간한 ‘새로운 에너지의 세계’는 에너지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룬 책이다. △에너지 환경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주요 전력회사들은 어떤 상황일까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등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에너지 문제에 대한 개관과 최신 동향까지 파악하고자 하는 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전 세계의 에너지 정책 기조가 변해온 과정과 향후 전개 방향을 다룬다. 2부는 세계 주요 국가들의 정책을 보여준다. 3부는 원자력을 둘러싼 최근 이슈와 원자력에 따른 리스크 문제를 다룬다.

원자력을 대하는 정책은 국가별로 큰 차이가 있다. 독일은 전면 폐지를, 프랑스는 현재 70% 이상인 비중을 50%까지 낮추는 조치를,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점진적 축소를 각각 추진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은 현재의 비중을 유지할 방침이고, 중국은 2040년까지 200여 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할 야심을 내비치고 있다. 저자는 한수원이 원전 비리와 품질보증서 위조 문제로 난관에 처했던 당시 구원투수로 기용되었던 경영자이기에 기대감을 갖고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전체 에너지 공급량 가운데 원전의 비중은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원전에 대한 시각은 옹호론자, 비관론자 그리고 폐지론자로 나뉜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우리의 원전 점검은 매우 엄격해졌다. 안전 보강을 위해 1조 원의 추가 자원이 투입되고, 관련 법규도 대폭 강화됐다고 한다. 전문가들의 노력을 충분히 신뢰해야 함에도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 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할 수밖에 없는 우리로선 원전 안전 문제가 너무나도 중요하다. 단순히 중요하다고 표현하기에 부족할 정도로 국가의 안위가 걸린 문제이다. 실무를 담당했던 저자의 다음과 같은 주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안전성 조치만으로 국민의 불안감을 완벽하게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 ‘100% 안전’이라는 말이 구호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천의 차원에서 달성 가능한 목표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 책에선 지적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의 원자력 관련 전문가들은 한 다리만 건너면 모두가 아는 사람들이다. 각종 위원회가 엄격한 규제나 안전장치를 해 두더라도 업계, 학계와 서로 잘 아는 사이인데,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라는 불안한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번 비리 사태가 발생하였을 때도 서평자는 “묵시적, 명시적 담합이 가능한 구조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에너지원을 전적으로 해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국 상황을 미뤄 보면 일각에서 주장하는 원전 폐지론은 설득력이 없다. 원전 인근에 울산, 부산 그리고 대구와 같은 대규모 인구 밀집 지역이 배치되어 있음을 염두에 두면 안전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그러나 구제역 파동이나 세월호 사건 등을 미루어 볼 때 우리 사회는 안전에 대한 인식이나 대처 방안에 있어서 선진국과 큰 격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언제나 뒷북을 치는 모습이었다. 우려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없지만 에너지 문제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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