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대전, 韓 바이오산업 메카..협회, 'UCSD 커넥트' 역할"

입력 2016-11-22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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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필재 바이오헬스케어협회장 "신뢰·소통·협력 문화정착..실질적 오픈이노베이션 선순환 기대"

국내 바이오기업의 산실인 대전을 마주하면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경쟁'이 아니라 '협력'이다. 20여년 역사를 가진 바이오벤처 1세대 기업부터 1~2년된 신생기업까지 교류하고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 일상화돼 있어서다.

항체 라이브러리를 가진 와이바이오로직스와 ADC(antibody drug conjugate) 링커 기술을 보유한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공동연구를 하고 중동, 유럽 등 해외시장 개척 노하우가 있는 바이오큐어팜과 독자적인 진단기술을 가진 이앤에스헬스케어가 동반 해외진출을 모색한다. 국내 대표 바이오 커뮤니티인 '신약혁신살롱'도 이곳 대전에서 시작됐다.

맹필재 충남대 교수(미생물 분자생명과학과)는 최근 바이오스펙테이터와의 인터뷰에서 "10년 이상 대전 바이오산업의 성장을 위해 함께 노력하면서 지금과 같은 문화가 형성됐다"면서 "지금까지 쌓아온 기업들의 역량과 결합해 앞으로 본격적인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맹 교수는 대전 바이오기업의 성장사를 지켜본 '산 증인'이다. "제자들이 대전에 기업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다른 지역으로 취업하는 것으로 보고 대전 바이오산업에 관심을 두게 됐다"는 그는 바이오벤처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2000년 전후부터 각종 위원회와 연구과제 등에 참여하고 기업들과 교류하면서 대전이 바이오클러스터로 성장하는데 힘을 보탰다.

대전이 국내 바이오산업의 중심지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잘 갖춰진 연구 인프라와 인재풀을 활용해 대전을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키우겠다는 정책은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정권이 바뀔때마다 휘청거렸다. 모든 대내외적인 조건에서 우위에 있던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경쟁에서 탈락한 것이 대표적이다.

맹 교수는 "'바이오는 산업이 아니다'는 불신이 팽배했던 시절도 있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대전의 바이오기업들은 신뢰와 내부 역량을 강화해 기업경쟁력을 키웠고 결국 가치있는 기업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2000년 전후 생겨난 바이오니아 툴젠 펩트론 제노포커스 지노믹트리 크리스탈지노믹스, 2000년대 중반 설립된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알테오젠 등은 국내를 대표하는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했다. 대전 바이오기업이 주축이 된 바이오헬스케어협회에 가입된 6개 상장사(바이오니아, 바이오리더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알테오젠, 제노포커스, 펩트론)의 시가총액만 1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맹 교수는 그러나 아직 갈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그는 "1세대 CEO들이 이제 50~60대 초반이 됐다"면서 "새로운 벤처기업들이 많이 나와야 하고 기존 기업에서도 스핀 오프(spin off)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에서 나온 인투셀 등이 있긴 하지만 아직은 소수에 불과하다.

대전의 바이오기업들은 좋은 인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서울권으로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도 있다. 연구자-투자자-바이오기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도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올해 30여개 기업이 참여해 출범한 바이오헬스케어협회는 바이오기업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단체다. 맹 교수는 바이오헬스케어협회의 초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바이오헬스케어협회의 현재 핵심 사업은 두가지다. 하나는 대전 둔곡지구에 조성되는 바이오클러스터를 성공적으로 출범시키는 일이다. 그는 "기업들이 커가면서 공장을 짓거나 사무실을 확장할 부지가 부족해졌다. 이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기업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하나는 대전 바이오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것이다. 바이오헬스케어협회는 최근 두바이기업으로부터 해외 진출 제의를 받아 바이오큐어팜과 이앤에스헬스케어 등이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맹 교수는 "바이오벤처가 스스로 해외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두바이를 중동 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으로 진출하는 교두보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주의 샌디에이고는 세계적 제약회사와 연구소, 벤처기업이 밀집한 미국 바이오산업의 메카다. 한때 미국의 대표적 휴양지이자 해군기지로 유명했던 샌디에이고가 바이오클러스터로 성장하게 된 데에는 1985년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UC San Diego) 연구자들이 주도해 설립한 비영리조직 '샌디에이고 주립대학 커넥트(UCSD CONNECT)' 역할이 컸다. UCSD CONNECT는 연구자, 기업가, 투자자, 비즈니스서비스업체, 및 지자체 등을 연결해 샌디에이고 바이오클러스터가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구조를 만든 것으로 평가받는다.

맹 교수가 꿈꾸는 대전과 바이오헬스케어협회의 미래 모습도 샌디에이고와 맞닿아있다. 그는 "UCSD CONNECT는 산·학·연이 협력해 바이오산업이라는 새로운 도시의 먹거리를 만든 성공사례"라면서 "대전 역시 샌디에이고와 같은 바이오클러스터가 될 잠재력이 있다. 협회가 UCSD CONNECT와 같은 그런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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