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이사장 후추위 ‘유명무실’비판 목소리

입력 2016-09-2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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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기간 단 5일… 위원중 증권업계 인사도 1~2명뿐

한국거래소가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차기 이사장으로 내정하면서 반복되는 낙하산 인사를 향한 안팎의 시선이 따갑다. 유명무실한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의 역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후추위는 사외이사 5명과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상장사 대표 각 1명, 금융투자협회 추천 2명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된다. 대학교수가 주축인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넘고 증권업계 인사는 1~2명뿐이다. 과연 후추위가 우리 자본시장의 수장에 적합한 인물을 추천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생기는 대목이다. 이를 반영하듯 2005년 통합 거래소가 출범한 이래 선임된 4명의 이사장은 키움증권 출신인 김봉수 전 이사장을 제외하고 모두 관료 출신이다.

졸속 인사 지적도 피할 수 없다. 2일 후추위가 구성된 이후 차기 이사장을 선임하는 주주총회가 열리는 30일까지 걸리는 시일은 고작 19영업일에 불과하다. 거래소는 5일 단 일주일의 기간을 두고 이사장 공개 모집공고를 냈고, 12일 공모마감 이후 5영업일의 심사기간을 거쳐 정 전 부위원장을 단일 후보로 추천했다. 앞서 최경수 이사장이 선임될 때는 6월 초 모집공고를 내고 주총까지 4개월이 걸렸다. 후보자 추천과 선임절차가 ‘낙하산 인사’를 위한 겉치레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결국 30일 주총은 정 전 부위원장의 이사장 선임 확정을 위한 정권의 거수기에 머물 것이란 관측이 높다. 3년 전인 2013년 9월 26일 주총에서도 박근혜 대통령 대선캠프에 몸담았다는 이력을 바탕으로 내정설이 돌던 최 이사장이 80.66%의 지지를 얻으며 이사장에 안착했다.

정 전 부위원장의 이번 거래소 이사장 후보 추천을 낙하산 인사로만 폄하하기에는 그의 능력이나 경력을 봤을 때 무리가 있다. 하지만 후보 추천 전 이미 내정설이 나돌아 시끄러운 상황에서 후추위가 단수 추천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공공기관은 후보자를 단수 추천할 수 없는데 거래소는 지난해 공공기관에서 해제돼 민간기업이라고 단수 추천할 수 있다는 논리는 인사 잡음만 후추위가 더 키운 셈이라는 것이다.

정의당은 논평을 통해 “27일 금융위 국정감사 직전에 모든 추천절차가 완료되면서 국회의 견제는 교묘히 피하게 된다”면서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증권사 사장들은 27일부터 5박7일간(14개 증권사 사장단 미국 투자업계 방문 행사) 해외에 머물 예정이라 대다수 주주가 거래소에 의결권을 위임하는 ‘거수기 주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되풀이되는 낙하산 인사를 저지하기 위한 거래소 노동조합의 반발도 거세다. 노조는 정 전 부위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자마자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으며, 단일 후보로 추천된 후 조합원 총회를 열고 92.3%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했다.

노조는 “정 전 부위원장이 거래소 이사장으로 선임된다면 자본시장의 독립성과 자율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낙하산 인사는 박근혜 정권이 추진 중인 지주회사 전환과 기업공개(IPO) 등 거래소 개악시도 중 첫 번째 단추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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