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다비', 차석용의 아픈 손가락 됐다… 9월 말까지 전국 매장 모두 철수

입력 2016-08-29 15:25 수정 2016-08-30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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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석 화장품’ 유명세에도 매출 부진… R&D·생산·판매 도맡아 애정 깃든 ‘다비’ 포기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에게 또 하나의 '아픈 브랜드'가 추가됐다. 매출 부진을 이유로 2014년 5월 말 백화점 전용 남성 럭셔리 화장품 ‘까쉐’를 론칭 1년 만에 철수한데 이어, 미국을 대표하는 와이너리인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와 손잡고 국내에 선보인 고급 와인 화장품 브랜드 ‘다비(DAVI)’도 완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원료 공급의 계약 만료도 철수 이유지만 결국 기대에 미치는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29일 LG생활건강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 다비 매장 총 10곳 중 8곳이 현재 문을 닫았다. 지난 4월부터 순차적으로 철수를 진행했고, 남은 2곳 매장(롯데백화점 동래점, 수원점)은 9월 말까지만 영업을 하고 모든 국내 영업을 종료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판매 종료도 이뤄진다. 다비 관계자는 “올 여름까지 판매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비는 2004년 미국 와인을 명품 와인의 반열에 올린 창업주 로버트 몬다비와 손자 카를로 몬다비가 피부과학 전문가들과 함께 개발한 노화방지에 최적화된 와인 화장품이다. 포도밭으로 유명한 미국 나파밸리의 노동자들이 강한 햇빛을 받으며 일하는데도 건강한 피부를 유지한다는 데서 착안해 만들었다. 다비는 세계 10대 특급호텔로 꼽히는 페닌슐라호텔 객실에 비치되어 있고, 국내에선 지난 2011년부터 대한항공 일등석과 프레스티지석에 휴대용 제품이 제공되면서 ‘일등석 화장품’으로 알려졌다.

차 부회장은 지난 2013년 3월 미국 다비 본사를 통해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로부터 포도와 와인 성분을 공급받는 조건으로 개발·생산 및 아시아지역 판매를 맡기로 전략적 제휴를 맺고, 국내 소비자들에게 다비를 선보였다. 그 해 12월 충북 청주공장에서 다비 화장품을 제조, 미국 다비 본사에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역수출에도 성공했다.

다비는 차 부회장의 공이 많이 들어간 작품이다. 다비로부터 시슬리에 견줄만한 고가 화장품의 개발을 의뢰받고 전략적 제휴를 맺게된 이후 비벌리힐스의 다비 본사 1층에 문을 열 다비 쇼룸(제품 전시·체험공간)을 직접 디자인했다. 자체 연구소를 통해 다비 전 제품의 제형과 디자인을 새단장했고, 손에 꼽을 정도였던 제품 종류도 40여종 가까이 확대했다. 인수합병(M&A)만 안했을 뿐이지 사실상 운영 전반에 참여해 LG생활건강 손에서 새롭게 태어난 셈이다.

(사진제공=LG생활건강)
(사진제공=LG생활건강)

올해 들어서도 지난 2월 바닐라 크리스탈 성분을 함유한 신제품 5종<사진>을 선보이는 등 다비를 통해 국내 내츄럴 프레스티지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자연친화적인 방식과 오랜 시간의 기다림으로 완성하는 화장품 ‘슬로우 코스메틱(Slow Cosmetics)’ 콘셉트를 내세워 우위를 점하는 게 차 부회장의 목표였다.

철수는 미국 원료 공급의 계약 만료 때문에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게 다비 실무진의 설명이다. 그러나 결국 매출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오휘, 후, 숨, 빌리프, 프로스틴에 이은 6번째 백화점 브랜드로 고급화장품 시장 내 영향력을 강화하려 했지만, 기대보다 성과는 저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론칭 1년이 지난 후 시장서 제대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런 까닭에 매장도 확대하지 않고 소규모(10개) 수준으로 운영했다는 게 화장품 업계 설명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원료 계약 만료에 의해 철수를 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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