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바이오벤처 1세대 '지노믹트리' 15년만에 세상에 나오다

입력 2016-08-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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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환 대표 "암 조기진단 확대 본격화..해외도 진출"

지난달 20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에 위치한 차바이오컴플렉스에 열린 글로벌헬스케어펀드포럼장. 이날 두번째 세션인 기업투자설명회의 문을 연 것은 지노믹트리의 안성환 대표였다. 이날 참석한 투자자들에게 지노믹트리는 낯선 기업이었다. 안 대표가 소개하는 후성유전학 기반의 암 조기진단 검사 역시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 참석자들은 세계 시장에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그의 설명에 더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안 대표는 최근 대전 본사에서 가진 바이오스펙테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날 행사에 대해 "지노믹트리를 대외적으로 소개하는 첫 데뷔 무대였다"라고 말했다. 약 15년간 갖은 고난과 유혹을 이겨내고 차근차근 이뤄낸 기술진보의 결과물을 처음으로 대중에 소개한 자리라는 설명이다. 조기진단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안 대표를 세상 밖으로 나오게 했다.

◇지노믹트리 '그림자 기업' 자처한 까닭

유전자들의 나무란 의미의 '지노믹트리'는 2000년 10월 대전에서 출발한 1세대 바이오벤처다. 크리스탈 지노믹스, 펩트론, 툴젠 등이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연 기업들이다.

지노믹트리는 생명공학연구원, LG생명과학 출신이 주를 이룬 다른 바이오벤처와는 출발이 다소 달랐다. 미국 텍사스 주립대학교와 스탠퍼드 의대에서 분자바이러스학·통합유전체학 등을 연구한 안 대표가 국내에 복귀해 창업했다.

지노믹트리는 창업 초기부터 후성유전학 기반의 조기진단 사업, 예후 예측을 위한 바이오마커 개발이라는 기업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초기에는 유전자 발현 양상을 조사하는 마이크로어레이(microarray)에 집중했다. 이를 활용한 정부과제, DNA칩 판매가 창업한뒤 약 5년 후 진행된 기관투자까지의 공백을 버티게 해준 원동력이었다.

결국 마이크로어레이를 통해 쌓은 노하우는 결국 지노믹트리의 핵심 경쟁력인 독자적인 바이오마커 발굴 시스템을 탄생시켰다. 대장암을 조기진단할 수 있는 핵심 바이오마커를 발굴했고 이를 활용한 조기진단 제품은 2014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신테칸2(Syndecan2) DNA 메틸화 테스트 키트'가 그 주인공이다.

지노믹트리는 그동안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그림자 기업'이었다. 좋은 기술을 만들어 낮은 비용으로 공급하면 그 가치를 인정받고 기업도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이라는 안 대표의 철학이 반영된 행보다. 투자유치, 기업홍보 등 대외활동보다는 기술력 확보가 우선이었다.

안 대표는 "4~5년마다 한번씩 외부에서 상장이나 투자를 빌미로 한 유혹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기술만 집중하면서 흔들리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창업 초기 인원 상당수가 이탈없이 10년 이상 함께 하고 있다는 것 역시 지노믹트리가 가진 경쟁력이다.

◇대장암 조기진단 검사, 내시경 한계 보완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지노믹트리 본사.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지노믹트리 본사.
지노믹트리는 후성유전학에 기반을 둔 대장암 조기 진단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일반 유전자검사처럼 대장암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대장암 발병의 사전단계인 용종부터 암까지 찾아낸다.

후성유전학적 변이 중의 하나인 DNA메틸화(methylateion)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후성유전학에 근거한 유전자 발현 조절기능 중 가장 기본적 메커니즘중의 하나가 메틸기(-CH3)가 유전자 조절부위DNA의 시토신 염기에 달라붙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해당 유전자가 갖고 있던 고유의 활동 기능이 정지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지노믹트리는 신데칸-2(Syndecan-2) 유전자의 비정상적 메틸화가 대장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발견해 진단 검사에 적용했다.

지노믹트리의 대장암 조기진단은 혈액을 통해 이뤄지는데 민감도는 87%, 특이도는 95.2%에 이른다. 87%의 확률로 대장암을 진단하는데 정상인도 95.2%의 정확도로 찾아낸다는 의미다. 경쟁사인 독일의 에피게노믹스(Epigenomics)의 경우 민감도가 71%, 특이도가 81%로 지노믹트리에 못 미친다. 최근에는 분변을 사용해 대장암 위험군을 식별하는 체외분자진단제 임상유효성 검증에 주력하고 있는데 90%의 민감도와 89%의 특이도를 자랑한다.

하지만 지노믹트리는 대장암 조기진단 검사가 대장내시경의 대체제가 아니라 보완제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대장내시경은 필수적인 검사임에도 의약품 복용, 의료사고 등에 대한 국민들의 부담감이 커서 수검률이 높지 않다"면서 "우리의 대장암 조기진단 검사의 경우 환자의 순응도가 높기 때문에 내시경을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장암은 국내에서는 1인당 치료비가 3000만원, 미국은 1억 5000만원이 드는데 용종 단계에서 발견하면 30만원(국내 기준)이면 해결된다"면서 "조기 진단은 환자의 삶의 질 뿐만 아니라 의료보험 시스템의 재정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대장암 조기진단은 건강보험 체계에서 활용될때 가장 큰 빛을 발하기 때문에 정부나 의료계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노믹트리가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방광암·폐암으로 조기진단 대상 확대"

지노믹트리는 대장암 조기진단 검사 외에도 대장암(분변) 방광암(소변), 폐암(혈액) 등의 새로운 진단키트 개발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대장암, 폐암, 방광암, 자궁경부암, 유방암, 간암 등 질환별 바이오마커들은 이미 국내 및 해외 주요국가에 출원/등록을 완료한 상태다. 기술의 가치를 알아보는 파트너를 물색해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도 고민하고 있다.

안 대표는 "체액으로 질병을 조기진단하는 기술을 암에서부터 다른 질병까지 확장하고 싶다"면서 "조기진단은 의료비 지출 상승곡선을 완화하면서 개인의 삶의 질도 개선하며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는 마켓으로의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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