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SK케미칼, 첫 프리미엄백신 허가받고도 웃지 못하는 사연

입력 2016-07-2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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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뉴모' 일부 적응증만 식약처 허가..소아 효능 등 인정ㆍ특허문제 해결 '첩첩산중'

SK케미칼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지목한 프리미엄 백신이 보건당국의 허가 관문을 통과했다. 국내업체가 개발한 첫 프리미엄 백신이다. 하지만 사용 범위도 다국적제약사의 경쟁 제품에 극히 제한적이어서 대등한 경쟁구도를 형성할 때까지 갈 길이 멀다. 특허 문제도 해결되지 않아 최악의 경우 10년 후에나 판매가 가능한 처지에 놓였다.

◇SK케미칼, 국내 첫 프리미엄백신 '스카이뉴모' 허가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지난 22일 폐렴구균 백신 ‘스카이뉴모프리필드시린지’의 시판허가를 받았다.' 50세 이상의 성인에서 폐렴 구균(혈청형 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23F)으로 인해 생기는 침습성 질환의 예방'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승인받았다. 폐렴구균으로 인한 침습성 질환은 패혈증, 수막염 등이 있다.

‘스카이뉴모’는 SK케미칼이 야심차게 두드린 프리미엄 백신의 첫 성과다. SK케미칼은 차세대 기술이 접목된 프리미엄 백신을 핵심 미래성장동력으로 지목하고 백신 사업 인프라 구축과 연구개발(R&D)에 약 40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2012년 경북 안동에 국내 최대 규모의 백신 공장 L하우스를 완공했다. 백신 공장 건설에만 약 2000억원 투입됐다. 최창원 부회장이 대규모 투자를 직접 진두지휘했다.

SK케미칼은 지난해 첫 백신 제품인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를 발매했고 프리미엄 백신으로는 자궁경부암, 대상포진 백신 등을 개발 중이다.

스카이뉴모는 SK케미칼 뿐만 아니라 국내 업체가 내놓은 첫 프리미엄 백신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2013년 말 임상시험에 착수한 이후 약 2년 반만에 시판승인을 받았다.

▲SK케미칼 안동백신공장 전경
▲SK케미칼 안동백신공장 전경

스카이뉴모, 폐렴구균 백신 적응증 중 일부만 허가..추가 적응증 획득 '첩첩산중'

SK케미칼이 첫 프리미엄 백신을 허가받았지만 실제 매출로 이어지까지는 갈 길이 멀다. 현재로서는 스카이뉴모를 사용할 수 있는 환자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스카이뉴모의 개발 목표 제품은 화이자의 '프리베나13'이다. 프리베나13과 같은 단백접합방식으로 만든 제품이다. 물론 시장 타깃도 동일하다. 의약품 조사 업체 IMS헬스에 따르면 프리베나13은 지난해 국내에서 662억원어치 팔렸다. 국내 판매 중인 의약품 중 7위에 해당하는 대형 제품이다. 프리베나13은 유한양행이 공동으로 판매 중이다.

이번에 스카이뉴모가 허가받은 적응증은 프리베나13 사용 범위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프리베나13은 생후 6주 이상부터 만 17세까지의 영유아ㆍ청소년 뿐만 아니라 18세 이상의 성인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프리베나13은 성인(1회)보다 영유아(4회)에서 접종 횟수가 많아 영유아 판매가 월등히 많은데다 지난 2014년부터 폐렴구균백신이 영유아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대상에 포함되면서 프리베나13의 매출 80% 이상은 영유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카이뉴모가 영유아 적응증을 인정받기 전에는 영유아 NIP 대상으로 지정될 가능성은 없어 빠른 시일내 영유아 관련 적응을을 따내는 것이 시급하다.

스카이뉴모는 프리베나의 또 다른 주요 사용 범위인 성인 폐렴 예방 효능도 인정받지 못한 상태다. 폐렴구균을 접종받는 성인들의 경우 침습성 질환보다는 폐렴 예방 목적이 더욱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스카이뉴모가 쟁쟁한 경쟁제품들 틈바구니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영유아 환자 모집 난항..성인 폐렴 예방 임상시험 계획 통과도 숙제

결국 SK케미칼은 프리베나13과 대등한 경쟁을 하려면 ‘영유아 폐렴구균으로 인한 침습성 질환 및 폐렴구균 예방’과 ‘성인의 폐렴구균 예방’ 효능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영유아 적응증의 경우 SK케미칼은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지만 환자 모집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영유아들이 무료로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에게 아직 허가받지 않은 백신을 접종받게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SK케미칼은 해외에서 영유아 환자 모집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뉴모의 성인 폐렴 예방 적응증 확보도 난항이다. 스카이뉴모는 프리베나13이 아닌 이전 세대 백신으로 분류되는 다당백신 ‘프로디악스-23’을 대조약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당초 식약처는 SK케미칼이 추가로 성인 폐렴 예방 유효성 입증을 위한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성인 폐렴 예방 적응증도 부여할 계획이었다.

이에 SK케미칼은 위약(가짜약)을 접종한 환자군과 스카이뉴모를 접종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추가 임상을 진행하겠다는 조건으로 성인 폐렴 예방 적응증 승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지난달 열린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는 SK케미칼이 제출한 임상시험 계획이 유효성을 확인하는데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 조건부 승인을 허용하지 않았다.

당시 회의록을 보면 일부 전문가들은 프리베나13과 비교 임상시험을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다만 SK케미칼이 성인 폐렴 예방에 대한 임상시험 계획을 수정해서 식약처의 승인을 받는다면 조건부 승인이 가능한 상황이다.

◇작년 화이자와의 특허소송서 패소..특허 무력화 실패시 2027년 발매 가능

만약 SK케미칼이 소아 적응증 및 성인 폐렴 예방 획득이라는 커다란 벽을 넘더라도 특허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또 다른 산이 기다리고 있다.

SK케미칼은 프리베나13과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졌는데, 지난 2013년 프리베나13의 제조방법와 관련된 특허인 ‘다가 폐렴구균 다당류-단백질 접합체 조성물’을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의 특허무효소송을 특허심판원에 제기했다. 프리베나13의 제조방법이 신규성과 진보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SK케미칼이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그러나 특허심판원은 해당 조성물 특허의 신규성과 진보성이 인정된다며 SK케미칼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조성물 특허는 2027년에 만료된다. SK케미칼이 이 특허를 무력화시키지 못한다면 추가 적응증을 모두 획득하더라도 2027년까지 스카이뉴모를 발매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특허소송은 특허법원에서 2심이 진행 중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스카이뉴모가 프리베나13과 동등한 효과를 인정받기 위해 추가 임상시험 등을 통해 보완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면서 “적극적인 특허전략으로 특허를 회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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