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트럼프’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범죄와의 전쟁’올인, 경제는 뒷전?

입력 2016-06-3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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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71) 당선인이 30일(현지시간) 6년 임기의 필리핀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날 필리핀 대통령 궁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두테르테 신임 대통령은 대선 공약이었던 ‘범죄와의 전쟁’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직 수락 연설에서 “지금 필리핀에선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면서 “필리핀 국민들과 지도자들은 변화에 굶주려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로 부(富)와 힘이 수도 마닐라는 물론 교외 빈민가까지 골고루 퍼지도록 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검사 출신의 두테르테 대통령이 자신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범죄와의 전쟁’에 집중하는 나머지 필리핀 경제는 뒷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두테르테가 지난달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취임식이 열리기 직전까지 필리핀 경찰은 사살한 마약거래 용의자들은 수십 명에 달한다. 두테르테 신임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마약상은 죽여도 된다’, ‘범죄자 10만 명을 사형에 처할 것’이라며 범죄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가 범죄와의 전쟁에 집중하는 동안 두테르테 내각 구성원들은 공공지출을 늘리고 정체된 경제 성장 도모라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실제로 두테르테는 과거에도 학창시절 당시 경제학 수업을 간신히 통과했다면서 “나는 변호사이고 경제학자인 척은 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범죄근절 계획의 일환으로 전국적으로 마성년자 통금 시간을 정하고 새벽 1시 이후에는 주류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전임자인 베니그노 아키노 전 대통령은 국정 운영에서 경제 정책을 중점으로 두고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난 1분기 필리핀은 중국(6.7%)보다 더 빠른 경제성장률 6.9%를 기록했으며 사상 처음으로 국가신용등급이 투자등급으로 상향조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경제 급성장이 필리핀의 고질적인 마약과 범죄, 부패와 빈곤 등의 문제들을 해결해주지는 못했다.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가 선정한 국가별 부패인식지수 순위에서 필리핀은 조사대상 168개국에서 95위를 차지하는 등 하위권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대선 당시 내걸었던 경제정책 대부분이 포퓰리스트적 공약이 많은데다 잘 닦아놓은 아퀴노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대폭 수정하고 개혁안은 더디게 진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두테르테 임기는 중국 경기 둔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발 악재 등 세계 경제 역풍이 거세지는 와중에 시작된다. 이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 전략적인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두테르테가 마약과 범죄를 넘어 법과 질서 정립을 통해 필리핀 경제와 사회에 만연한 부패 문제까지 해결한다면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그의 정책 행보가 공포 조성을 통한 범죄율 낮추기에만 집중된다면 범죄 척결은 물론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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