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학중의 가족 이야기] 김성민과 가정을 망가뜨린 마약

입력 2016-06-3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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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성민이 마흔세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부부싸움 후 욕실에서 넥타이로 목을 맨 뒤, 뇌사 판정을 받았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다 마약 복용 혐의로 연예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했던 김성민이었다. 2013년엔 네 살 연상의 치과의사와 결혼까지 했다. 하지만 다시 필로폰 상습 투약 혐의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지난 1월, 출소한 뒤에는 다시 재기하려고 발버둥쳤지만 자신의 의지만으론 어쩔 수 없는 늪에 빠졌던 것이다. 아내에게 실망을 안겨주지 않으려 했지만 다시 마약 복용으로 실형을 살게 된 죄책감이었을까? 연예 활동을 다시 활발하게 할 수 없어서 우울과 심리적 불안감에 빠졌던 것일까? 아니면 늘 주목받으며 살아야 하는 연예인으로서의 압박감 때문이었을지도…. 전과자라는 의식을 떨쳐버릴 수 없어 괴롭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코 벗어날 수 없는 마약의 덫, 그 말로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재혼 후 새 남편을 잃은 아내의 충격이 어땠을지, 김성민의 아내로 환자를 계속 만나야 하는 그 멍에가 얼마나 무거울지 짐작하기 어렵다. 부모의 결정에 따라 아빠의 이혼, 새아빠의 마약 중독과 자살을 겪은 사춘기 아들의 상처는 또 얼마나 깊을지 가늠할 수 없다. 아들의 죽음에 가슴이 무너져 내렸을 부모와, 사위의 자살에 망연자실했을 장모의 모습도 떠올랐다. 가족뿐만 아니라 동료 연예인이나 팬들이 입었을 마음의 상처까지를 생각하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른 셈이다.

대검찰청의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미 마약의 안전지대나 청정지역이 아니다. 2014년 마약류 사범으로 9742명이 검거되었고 마약 투여자 규모는 검거 인원의 20배 정도로 추정한다니 섬뜩한 일이다. 요즘은 주부나 회사원, 대학생과 청소년까지도 인터넷이나 SNS로 마약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조폭들이 세계적 범죄 조직과 연계되어 우리나라를 마약 유통의 경유지로 삼고 있다니 더욱 무서운 일이다.

마약이란 계속 사용하지 않으면 격심한 금단 증세에 시달려 정상적 생활을 하지 못할뿐더러 종국에는 육체적, 정신적 폐인이 되게 만드는 무서운 물질이다. 마약중독은 환청이나 환시, 망상, 혈압 상승, 호흡장애, 심장마비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도 하는 질병이다. 그리고 절도와 재산 탕진, 성매매, 폭력, 문란한 성관계 등으로 결국에는 가정도 파괴된다.

김성민이 투여한 필로폰(히로뽕)이나 코카인, 대마초(마리화나), 아편이나 헤로인만 위험한 것이 아니다. 중독에 빠지게 하는, 우리를 유혹하는 물질들은 의외로 많다. 커피나 홍차, 청량음료를 비롯해 진통제, 감기약, 두통약, 살 빼는 약 등에 포함되어 있는 카페인도 조심해야 하는 중독물질이다. 수면제나 각성 음료,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도 위험하다. 그리고 본드, 부탄가스, 페인트 시너, 분무용 페인트, 아교, 세척제, 구두약 같은 흡입제는 합법적으로 판매하는, 값도 싼 물질이어서 더욱 쉽게 중독된다.

고인의 뜻대로 다섯 사람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난 장기 기증은 아름다웠지만 자신의 생명도 아낄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배우 김성민이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남기며 떠났다고 위안을 삼기에는 한 가족의 불행이 너무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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