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험사 사외이사 대학에 기부금 몰아주기

입력 2016-04-29 09:31 수정 2016-04-2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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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보험사들이 교수 사외이사가 재직하는 대학교에 30억원이 웃도는 고액 기부금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 재직 대학교가 기부금을 받는 상황에서, 사외이사가 기부금을 주는 보험사의 대주주와 경영진을 제대로 감시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생명·손해보험협회 공시된 ‘지배구조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0~15년) 생보사 ‘빅4’(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NH농협생명)와 손보사 ‘빅4’(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KB손해보험) 중 사외이사가 재직하는 대학교에 기부금을 지원한 보험사는 한화생명, 삼성화재, KB손보 등 3개사로, 기부금 총액은 33억원이었다.

대형보험사 8개사 중 이들 3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5개사는 대학교에 아예 기부를 하지 않았다. 한화생명, 삼성화재, KB손보만 사외이사가 재직중인 대학에 기부금을 몰아준 것이다.

다만, KB손보는 사외이사 재직 대학교에 직접 기부금을 제공하지 않고,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을 통해 해당 대학교에 기부금을 지원했다.

한화생명은 사외이사인 김병도 교수가 재직하는 S대학교에 총 31억원을 기부금으로 지원했다.

기부금은 김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되기 전에는 3억원에 그쳤지만, 선임된 이후에는 28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기부금은 법학전문대학원 장학생 후원(2억6000만원)과 법대 첨단강의동 건립(28억4000만원) 등에 쓰였다.

한화는 그룹차원에서 S대학교에 기부금을 몰아줬다.

최근 2년간(2013~15년) 한화생명을 제외한 한화손보, 한화케미칼, 한화투자증권 등 9개사는 26억8900만원을 S대학교 법학관 건립 등 명목으로 지원했다.

삼성화재는 사외이사인 윤영철, 신동엽 교수가 재직하는 Y대학교에 총 2억5000만원을 제공했다.

삼성화재는 이들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전에는 기부금을 한 푼도 지원하지 않다가, 선임된 이후 2억5000만원을 제공했다. 신 교수는 지난달 13일 임기가 만료됐다.

KB국민은행은 KB손보 사외이사 이봉주, 박진현 교수가 속한 서울 K대학교, 지방 K대학교에 총 5200만원 기부금을 지원했다.

KB국민은행은 2014년 이봉주 사외이사 선임 이후부터 매년 2300만원씩 기부금을 제공했다. 박진현 교수가 재직했던 지방 K대학교에는 600만원을 지원했다. 박 교수는 올해 3월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금융감독원 감독총괄국 관계자는 “금융사가 사외이사가 속한 곳에 편의나 반대급부를 제공하면 이로 인해 사외이사의 견제 기능이 상실돼 사외이사가 들러리나 거수기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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