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기업, 달러 부채 눈덩이…10년새 3.3배로 불어

입력 2015-09-03 08:29 수정 2015-09-0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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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에 본거지를 둔 기업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달러화 부채 때문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국제결제은행(BIS)의 조사 결과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미국 이외 국가의 기업들이 안고 있는 달러화 부채는 2014년 9월 말 현재 9조2000억 달러(약 1경893조원)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36%에 해당하는 3조3000억 달러가 신흥국 기업이 안고 있는 부채. 이는 10년 전보다 3.3배 불어난 수준이다. 특히 1조1000억 달러는 중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 몫이다. 이외에 브라질은 3000억 달러가 넘고, 인도는 1250억 달러에 달한다. 신흥국 기업들은 주로 미국 뮤추얼 펀드와 헤지펀드, 연기금을 통해 달러화 자금을 조달했다.

대부분의 신흥국은 1990년대 후반에 일어난 아시아 외환 위기를 반면교사로 삼고 외환 보유액을 늘려왔다. 이는 정부에는 위기 대응력을 높이는 데 일조했지만 민간 부문에는 오히려 부채를 늘리는 역효과를 초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부작용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관측과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 세계적인 주가 하락을 배경으로 신흥국에서 자본유출이 가속화하면서 통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통화인 링깃화는 아시아 외환 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 태국의 바트화, 필리핀 페소화, 베트남의 동화, 브라질 헤알화 등도 달러화에 대해 기록적인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이에 신흥국 기업들은 달러화 부채 상환에 갈수록 애를 먹고 있으며, 이는 현지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신용도 저하로 이어지고, 다시 자금 조달 불능으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저비용 항공사인 에어아시아는 9월 말까지 인도네시아의 자본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1억5000만 달러를 조달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타이항공은 지난 2분기에 달러화 부채의 부담이 커져 36억7900만 바트의 환차손을 기록했다. 필리핀 복합 기업인 미구엘도 상반기(1~6월)에 11억 페소의 환차손을 냈다.

일부 기업은 달러화 부채를 현지 통화로 전환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 통신업체 XL악시아타는 달러화 부채 일부를 루피아화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업들의 파산 위험도 높아졌다. 기업의 파산에 대비한 보험금에 해당하는 보증요율은 8월말 기준, 1개월 전에 비해 20% 가까이 뛰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4일부터 터키에서 열리는 20개국(G20) 재무장관 ·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는 신흥국 경제를 둘러싼 위기도 화두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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