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스타] 공부 안하는 한국 예체능

입력 2015-05-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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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 리스트에게만 포상 쏟아져…운동 특기생 은퇴후 어려움 호소연예인 학생도 대학 생활 불성실…대학 포기한 스타들 오히려 주목

“은퇴 전엔 무슨 일이든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사회에 나가 보니 전혀 다른 세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회사 생활을 시작해 첫 월급을 받았을 땐 눈물마저 글썽였다.” (이경필 전 두산 베어스 프로야구선수)

“우리나라 운동선수들은 오로지 하나의 목표를 위해 평생을 바친다. 그래서 은퇴 후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무엇보다 은퇴 후에는 주변 시선이 차갑게 느껴졌다.” (이배영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자 역도 은메달리스트)

왕년 스포츠스타들의 은퇴 후 모습은 화려하지도 평화롭지도 않았다. “은퇴 후 어땠냐”는 질문에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 “정말 힘들었다”고 반응한다. 누가 이들을 힘겹게 한 것일까. 거기에는 국내 엘리트 스포츠의 어두운 이면이 자리한다.

한국 스포츠는 1948년 런던올림픽부터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16차례의 하계올림픽 도전을 통해 총 243개(금 81·은 82·동 81)의 메달을 획득했다. 경기력만 놓고 보면 세계가 부러워할 스포츠 강국이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군 면제와 평생연금 등 포상에 포상을 더하는 국내 엘리트 스포츠 정책의 결실이다.

그러나 올림픽 메달이라는 화려함 뒤엔 어두운 이면도 있다.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국내 운동선수는 13만명(2015년 현재)이 넘는다. 이 중 대부분은 학업은 멀리하고 운동에만 전념하는 불균형적인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중·고등학생 중에는 담임교사 얼굴조차 모르는 선수도 적지 않다. 지성인의 전당인 대학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운동 특기생 상당수는 리포트로 학점을 취득한다. 결국 정상적인 학업은 기대할 수 없다.

그렇다고 13만명이 넘는 선수들이 모두 올림픽 메달을 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13만명 중 하계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선수는 16명(이상 2012년 런던올림픽 기준)에 불과했다. 학업을 포기한 채 운동에만 매달렸던 대부분의 선수들은 은퇴 후 제2의 인생 설계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학업 기피 풍토는 스포츠스타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류를 이끌고 있는 연예계 스타들에게도 학업은 딴 나라 이야기다. ‘유령 대학생’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일부 스타들의 대학생활은 성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 대학이란 학식을 쌓기 위한 전당이 아닌 이미지 상승과 군대 연기의 수단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이러니한 현상도 종종 발생한다. ‘유령 대학생’이 싫다며 대학을 포기한 스타들이 오히려 주목받는 경우다. 가수 아이유와 보아가 대표적이다. 이들에 대한 관심은 단순히 팬덤을 넘어 스타와 대학 특기자 전형의 문제점, ‘유령 대학생’으로 전락한 일부 스타들의 잘못된 대학관을 꼬집는 사회적 현상으로 기억되고 있다.

특히 스포츠스타들은 은퇴 후 180도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몰락의 길에 들어선 경우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극단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전 프로농구선수 정상헌(33)은 지난 2013년 처형을 살해한 뒤 암매장한 혐의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고, 전 해태 타이거즈 프로야구 선수 이호성은 지난 2008년 자신의 내연녀와 세 딸을 살해하고 암매장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두 명의 스포츠스타가 합작한 범죄 사건도 있었다. 전 축구선수 김동현(31)과 전 프로야구 선수 윤찬수(29)는 지난 2012년 고급 외제차를 탄 부녀자를 협박해 납치를 시도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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