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미국’도 주총 시즌] 4만명 운집, 2박3일 축제 즐기는 ‘자본주의 우드스탁’

입력 2015-03-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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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해서웨이 5월1일 개막… 올해 주총 최대 화두는 ‘버핏 후계자’

▲지난 2013년 5월 4일(현지시간) 미국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 수 만명이 운집해 있다. 블룸버그

미국에도 주주총회 시즌이 돌아왔다. 미국식 자본주의는 ‘주주 자본주의’를 추구한다. 주주의 권리와 이익에 초점을 맞춘 기업의 경영 형태로, 소액주주의 권리, 최고의 배당이 핵심이다. 주주총회는 이러한 주주 자본주의 성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가치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선진화된 주총 문화를 이룬 대표적인 기업으로 손꼽힌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장장 2박 3일 동안 경영진과 주주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허물없이 논의할 수 있도록 주총 프로그램을 매년 기획하고 있다. 진지함(장시간 Q&A 세션)과 유머(쇼핑데이 등 각종 이벤트)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소통의 시간을 충분히 갖는다.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정신없는 주총을 여는 국내 기업들의 이른바 ‘떼거리 주총’과는 사뭇 다르다. 선진화된 주주 자본주의의 밑거름인 기업과 주주 간 건설적인 관계가 국내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버크셔해서웨이 주총에선 무슨 일이 = 매년 5월이면 미국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는 전 세계에서 수만명의 인파가 몰려든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총에 참가하기 위한 행렬이다. 지난 1965년 버핏이 수장이 된 이래 버크셔해서웨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형식의 주총을 개최해왔다. 4만명이 운집할 수 있는 공간에서 칵테일을 즐기는가 하면, 행사 참가자들은 버핏은 물론 버크셔해서웨이의 이사인 빌 게이츠도 바로 코앞에서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총을 세계적인 음악축제에 빗대어 ‘자본주의자들의 우드스탁’이라고 표현한다.

특히 올해는 버핏의 회장 취임 5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총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다. 버크셔해서웨이는 두 달 뒤에 있을 주총의 개괄적인 프로그램을 홈페이지에 이미 공개했다. 오는 5월 1일(현지시간)부터 3일까지 열리는 주총 행사 역시 즐길거리가 풍성하다. 첫째날에는 오후 12시부터 5시까지 ‘쇼핑데이’를 진행한다. 보통 쇼핑데이는 주총 마지막 날에 진행하지만, 올해는 버핏 회장 취임 50주년을 기념해 첫날로 일정을 옮겼다. 주총참가 확인증을 지참한 주주들은 행사장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보석(보르샤임), 사탕(시즈캔디) 등을 살 수 있다.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는 환영 연회가 열린다.

올 주총의 하이라이트는 둘째날이다. 오전 7시부터 주총행사가 열리는 오마하 센추리링크센터가 개방된다. 오전 8시 30분부터 회사와 관련된 영상을 상영한 후, 주주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Q&A세션을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한다. 장장 6시간(오후 3시 30분 종료)에 걸친 세션인 만큼 버크셔해서웨이, 버핏 회장을 둘러싼 여러 의견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2월 말 버핏 회장이 주총에 앞서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후계자 구도를 이례적으로 언급한 만큼 버핏의 발언에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날에는 버크셔해서웨이가 투자하고 있는 ‘브룩스(Brooks)’ 주최로 단축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단축 마라톤 대회를 연 것도 자신이 거느린 회사를 홍보하기 위한 버핏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이날 행사는 오전 8시부터 오마하 센추리링크센터 인근 시내에서 열릴 예정이다. 행사에 참가하는 주주들은 완주메달을 받을 수 있다.

◇‘포스트 버핏’은 이미 정해졌다 ? = 올해 버크셔해서웨이 주총의 화두는 버핏의 후계자다. 버핏은 지난달 말 주주들에게 보낸 회사 인수 50주년 특별서한을 통해 후계자에 대한 밑그림을 던졌다.

버크셔 주총의 Q&A세션은 버핏의 장수 비결과 같은 시시콜콜한 내용부터 버크셔해서웨이의 기업가치, 사업 방향과 같은 경영 관련 질문이 쏟아지는 시간인 만큼 올해는 후계자 중심으로 흐를 것으로 보인다.

버핏은 “버크셔해서웨이 이사회와 CEO로서 내 뒤를 이을 적임자를 이미 선정했다”면서 “(그는) 내가 죽거나, 물러난 후 나의 직위를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버핏은 후계자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은 자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버크셔의 재보험 사업을 이끄는 아지트 자인과 미드아메리칸 에너지 대표인 그레그 아벨을 언급했다.

버핏은 서한에서 “누가 되든 버크셔해서웨이 CEO는 스스로 필요로 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 것”이라며 “실적을 올리더라도 다른 CEO처럼 높은 연봉을 받으려고 탐욕을 부려서는 안된다”고 후계자가 갖춰야 할 자질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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