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로잡은 한류, 왜 의미 있을까 [최두선의 나비효과]

입력 2014-11-10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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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한류스타 전지현-김수현-이민호(뉴시스)

한류는 벌써 1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처음 우리 드라마에 아시아가 열광할 때만 해도 ‘반짝 효과’라는 비관적 의견이 주를 이뤘다. 당시에만 해도 문화 콘텐츠로 인한 국위선양은 ‘먼 나라 이야기’에 불과했다. 정작 우리는 홍콩 영화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국드라마에 열광하면서도 우리 콘텐츠가 다른 나라 사람들을 사로잡을 것이란 생각은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겨울연가’의 배용준도 ‘대장금’의 이영애도 “어쩌다 한 번”이란 말로 치부되기 일쑤였다.

2014년이 거의 끝나가는 지금, 한류는 진화하고 발전해 여전히 살아있다. 한류가 선택한 시장은 13억 인구의 중국이다. 기록적인 엔저와 반한류 고조, 한일관계의 악화 등으로 인한 위기는 한류의 시선을 중국 대륙으로 돌리게 했다. 드라마, 영화, 가요 등 대중문화는 중국 사회 깊숙이 파고들어 문화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중국 사람들은 저녁 황금시간대 주요 채널을 통해 한국 드라마를 본다. 안방은 그야말로 한국 드라마 홍수다. 인터넷상에는 정식 방영되지 않는 한국 드라마를 찾는 네티즌으로 가득하다. 영화감독들은 중국으로 직접 건너가 한중합작 작품을 만드는데 열을 올린다. 투자 제작사와 연예 기획사는 중국 현지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데 여념이 없다. 그야말로 한류는 중국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기지개를 훌쩍 펴고 있다.

(영화 '노수홍안' 포스터)

영화 ‘인터스텔라’ 현지 기자간담회 취재차 중국 상하이를 방문한 기자의 눈에는 중국 사회 깊숙이 자리 잡은 한류의 위상이 고스란히 잡혔다. 인구 2400만명의 대도시이자 중국의 경제, 문화, 무역, 정보 중심지인 상하이 시내에서는 우리 스타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강남의 명원 중 최고로 손꼽혀 세계적인 관광지가 된 예원의 옛거리, 상하이 속 유럽이라 불리며 거대 상업 지구를 형성한 신천지 등의 주요 광고 간판에서는 전지현, 김수현, 이민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영화관에는 유역비와 비가 호흡을 맞춘 영화 ‘노수홍안’이 ‘인터스텔라’ ‘루시’ 등과 주요 상영작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에 대한 중국 사람들의 태도도 호의적이다. 상하이에 거주 중인 장치앙(29)씨는 “한국 스타들은 뭔지 모를 흡입력이 있다. 드라마도 재밌다. 앞으로 중국에서 한국 작품과 스타들을 자주 보고 싶다”며 “전지현을 실제로 봤나? 진짜 예쁜가?”라고 반문하기도 한다. 물건을 구입하러 매장에 들어가면 “안녕하세요?”라며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영어도 사용하지 않는 중국인들의 이 같은 변화는 한류 콘텐츠의 ‘보이지 않는 손’이 만들어낸 성과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 내 치맥(치킨+맥주) 열풍을 가져온 것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문화 트렌드에 한류가 녹아 있다. 미국과 2강 체제를 이루며 세계 경제, 문화를 주도하는 중국의 젊은층은 그 어떤 세대보다 흡수력이 빠르다. 이는 한류의 영향력이 표면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시기가 지금이며, 동시에 한류의 돌파구로 잡은 중국 시장이 더할 나위 없이 기회를 주고 있다는 점을 입증한다. 변방의 소국으로 인식됐던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고취에 결정적 역할을 한 한류의 실상에서 우리 콘텐츠의 역량이 ‘반짝 효과’가 아님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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