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밥 사라진 교도소…'맞춤형 교정' 탈바꿈

입력 2014-10-2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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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으로 창이 난 감시탑, 콘크리트벽을 따라 설치된 원형 철조망, 몽둥이를 허리에 찬 교도관…. 요즘 교도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오는 28일 교정의 날을 앞두고 지난 24일 법무부 초청으로 방문한 서울남부교도소는 영화에서 보던 감옥과 전혀 달랐다. 지은 지 갓 3년밖에 안 돼 아직 새 집 냄새가 나는 듯했다.

언뜻 고급 스포츠센터 같아 보이는 교도소 건물은 CCTV 수백대와 열감지 센서 등 첨단 보안장치로 물샐 틈이 없었다. 2000년대 초반 경비교도대를 대체하는 전자경비시스템을 도입했다고 한다.

무기수 29명을 포함한 수형자 1천27명은 갈비뼈처럼 늘어선 벽돌 건물에 흩어져 산다. 4.61㎡에 1명, 12.01㎡에 4명이 사는 구조인데 온돌식 방 안에는 화장실, 책상, 텔레비전이 잘 갖춰져 있었다.

운동 시간은 하루 30분∼1시간씩 배정돼 있고, 각자 마련한 운동복을 입을 수 있다. 신문 유료 구독도 자유롭다.

복도에는 1∼2m 간격으로 유화 액자가 걸려 있다.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같은 표어가 곳곳에 파스텔 풍으로 꾸며져 있어서 웬만한 공공시설보다 부드러운 분위기였다.

콩밥은 오래전 급식에서 사라졌다. 단백질은 고기 반찬에 있고, 콩 삶는 데 연료비만 더 든다는 게 교도소 측 설명이다. 정부의 보리 수매제 폐지로 지난 6월부터는 아예 100% 흰 쌀밥을 준다.

이밖에 체육 시설을 개방하고 직원용 어린이집을 공유하는 등 지역사회 주민과 원만한 관계를 맺으려 애쓰는 것도 새롭게 나타난 특징이다.

겉모습만 달라진 것이 아니다. 교도소는 소위 '맞춤형 교정'으로 수형자 상황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65세 이상 수형자에게는 치매 예방을 위해 한지로 필통이나 바구니를 만드는 공예를 가르친다. 재범 우려가 높은 성폭력 사범에게는 임상심리 전문가를 붙여 심리 치료를 해준다.

선반 작업, 요리 등 쓸모있는 기술을 교육하고 출소 예정자의 취업을 알선하는 것은 기본이다.

박광식 서울남부교도소장은 "수형자가 나가서 또다른 피해자를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쾌적한 환경과 각종 프로그램으로 교화 성과가 더 좋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정 당국은 이런 맥락에서 노후시설 개선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1963년 지어진 안양교도소가 대표적 케이스다.

적정 인원보다 100명 많은 1천800명을 수용하고 있는 안양교도소는 국내에서 건물이 가장 오래된 교도소로, 바닥 난방이 안 되는 24.46㎡짜리 방에 8∼9명이 사는 등 비교적 열악하다.

안양교도소는 8년 전부터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라고 요구하는 안양시와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공방 끝에 지난 3월 승소해 현재 행정 절차를 밟는 중이다.

권기훈 안양교도소장은 이와 관련, "370병상을 갖춘 의료 교도소와 구치소를 신축할 계획"이라며 "서울남부교도소 등보다 더 나은 환경으로 탈바꿈하려 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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