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2시간의 SNS혁명 ‘시민정치’ 시대

입력 2011-10-31 10:30 수정 2011-10-3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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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보근 게이오대학교 법학부 방문연구원

▲권보근 게이오대학교 법학부 방문연구원
이번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퇴근 무렵 6시부터 8시까지 2시간동안 투표율이 무려 8.7% 달했다. 퇴근시간 지하철에서는 젊은 유권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서로 투표를 격려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었다. 지난 4·27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의 재현이라 해도 될 정도였다. 젊은 유권자들의 정치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선거 분석자료에 따르면 20~40대 투표참여자들의 70%가 박원순 후보에게 몰표를 줬다고 한다. 젊은 유권자들은 한나라당을 ‘응징’했다. 그들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그것은 바로 1%만 행복하고 99%가 불행한 우리 사회의 모순 때문이다. 20대는 청년백수에 학자금융자에 따른 신용불량자가 되고, 30대는 집장만을 위해 모든 걸 포기하는 ‘하우스 푸어’가 되고, 40대는 실직의 공포 속에서 사교육비의 노예가 돼 버린 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다.

젊은 유권자들은 교육, 직장, 아이, 노후문제에 대해 기존 정당에 끊임없이 해결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기존 정당은 시민과 소통하지 않고 그들의 참여를 막는 겹겹의 구조를 가진 거대한 공룡일 뿐이었다. 그래서 이들은 새로운 소통방식인 SNS를 통해 ‘시민의 승리’를 이끌어냈고 정당정치에 대응하는 ‘시민정치’를 만들어 냈다.

그런데 ‘시민정치’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상태다. 실체가 불분명하다. 누가 시민정치인인지?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분명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있다. 그렇다고 기득권을 가진 정당정치가 ‘시민정치’를 배척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 무엇이든 발전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혁신해야 한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이를 위해 첫째, 정당정치는 기존 정당들만의 통합이 아닌 ‘시민정치’와의 대통합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이미 기득권을 가진 정당들의 이합집산은 시민들이 바라는 ‘희망’과는 거리가 있다. 분열됐던 정당들 간의 통합은 ‘희망’이라기보다는 ‘대안’일 뿐이다.

둘째, 정당정치는 ‘시민정치’가 쉽게 들어올 수 있게 담장을 허물어야 한다. 과거처럼 공동대표를 만들고 정당 지분과 공천을 나눠먹는 통합으로는 ‘시민정치’를 끌어안을 수 없다. 모든 것을 비운 그릇에만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다.

셋째, 정당정치는 ‘시민정치’가 성장 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지금 막 시작된 ‘시민정치’는 아직 여리고 미숙한 것처럼 보이지만, 분당 재보궐선거와 이번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통해 그 힘만은 대단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시대정신은 힘으로 막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소고기 문제와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를 힘으로 막았지만 해결하지 못했다. 소통의 길을 막은 정부 여당에 시민은 선거를 통해 ‘응징’했다. 이제 정당정치도 소통의 더 큰 길을 확보해야 한다. 20~40대 젊은 유권자들의 ‘시민정치’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 시대의 정치는 소통이다. 통합이다. 혁신이다. 그것이 바로 시민들의 ‘희망’이요, 젊은 유권자들의 진정한 ‘바램’이자 대한민국 정당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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