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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 귀국' 라응찬 자진사퇴 수순?

30일 이사회서 거취 표명 여부 촉각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로 금융감독원으로 부터‘중징계 상당’의 제재 방침을 통보 받은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해외 기업설명회(IR) 일정을 단축하고 귀국함에 따라‘자진 사퇴’결단을 내렸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라 회장은 지난 25일 오후 3시 35분께 일본 하네다공항에서 대한항공 편을 이용해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당초 오는 27일 귀국할 예정이던 라 회장이 이날 귀국한 것은 내달 4일로 잡혀진 신한금융 이사회가 이달 30일로 앞당겨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 성과 없었던 도쿄행, 빈손으로 귀국 = 라 회장은 지난 24일 일본 도쿄에서 재일교포 주주들을 만났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빈손’으로 귀국한 것이다.

특히 도쿄 주주들도 라응찬 회장에 대한 신뢰감을 거의 잃어버려 라응찬 회장이 계획한 후계구도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사카측 주주들 역시‘경영진 3인방’의 동반 퇴진이란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선 라 회장이 일본 주주들과 만족할 만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만큼 조만간 사임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고 있다.

라 회장은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자진 사퇴할 것이냐”는 질문을 쏟아냈으나 아무런 답도 하지 않은채‘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다만“(30일 열리는) 이사회 때 보자”며 여운을 남겼다.

이에 금융권에선 라 회장이 사태 수습을 위해‘자진 사퇴’를 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이사회를 앞두고 주주들의 신뢰가 떠나는 등 사면초가에 처했기 때문이다.

만일 자진 사퇴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이사회가 자진 사임을 권고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감원은 다음달 4일‘직무정지 상당’등 중징계를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 그 전에 사임해야 모양새가 좋다는 게 신한지주 안팎의 중론인 탓이다.

◇ 후계구도 안갯속 = 문제는 라 회장이 사퇴 이후다. 그 동안 금융권엔 라 회장이 조직을 이끌 동력을 잃은 만큼, 귀국 후 자진 사퇴할 것이란 관측이 무성하게 나돌았지만 정작 신한금융 이사회는 후임자 후보군 조차 윤곽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하마평이 무성하지만 후임자 선정방식 등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신한금융 이사회에서 아직 후임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라 회장이 사퇴하면) 당분간 경영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 일각에선 라 회장 후임에 결정될 때까지 비상대책위원회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외이사 중 1명이 내년 정기총회 전까지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경영승계 작업을 진행한다는 것.

다만 대략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암묵적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다. 후보자군과 관련해서 가능하면 신한금융그룹 내부에서 뽑자는 것이다. 따라서 신한금융 이사회 내부에서 후보군을 추전하는 방식으로 하되 후보군이 마땅치 않거나 당사자들이 고사할 경우 공개모집하는‘선(先) 추천-후(後) 공모’방식으로 방향이 모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라 회장 자신이 향후 입장을 분명하게 정하지 못 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김포공항에 도착한 라 회장은 일본에서 후계구도에 대해 언급했는지에 대한 질문에“그런 것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라 회장이‘곧 사퇴할 것’이란 금융권의 관측과 달리 아직 자진 사퇴에 대한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라 회장이 요구했던‘선(先) 수습-후(後) 사퇴’입장에서 크게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면서“다만 본인의 의지대로 남아서 사태를 수습하려고 해도 조직내 리더십이 크게 훼손돼 있어 제대로 수습이 가능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변수가 남아있다. 일단 경영진 교체의 폭을 알 수가 없다. 일부 교체냐 일괄 교체냐가 불투명한데다 금융당국과 검찰의 수사가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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