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기자가 해봤다] 유튜브 제친 '틱톡'의 AtoZ…기자가 직접 15초 '매력 발산' 해보니

입력 2019-01-3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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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대학로 댄스 스튜디오를 빌려 틱톡 실내 촬영을 진행했다. 유튜브 영상 인기 촬영지라는 소문대로 스튜디오 내에는 촬영에 필요한 조명과 거울 등 다양한 장비가 갖춰져 있었다. (나경연 기자 contest@)
▲29일 대학로 댄스 스튜디오를 빌려 틱톡 실내 촬영을 진행했다. 유튜브 영상 인기 촬영지라는 소문대로 스튜디오 내에는 촬영에 필요한 조명과 거울 등 다양한 장비가 갖춰져 있었다. (나경연 기자 contest@)

오나나나 댄스, 와리가리 댄스, 핑거댄스. 일명 ‘인싸춤’이라 불리는 힙한 동작들의 발원지를 좇다 보면 '틱톡(TikTok)'이 나온다.

틱톡은 중국 바이트댄스가 2016년 선보인 서비스로, 제작한 동영상을 업로드하거나 다운로드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앱이다. 시장조사회사 센서타워에 따르면 틱톡은 지난해 1분기 유튜브를 제치고 전 세계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9월 미국 월간 다운로드 수는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냅챗을 넘어섰다.

한국에서도 틱톡 열풍은 뜨겁다. 틱톡은 지난해 12월 한국 구글 플레이스토어 동영상 플레이어 분야 1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선미와 배우 이종석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며 젊은 세대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이들은 틱톡 광고를 통해 “We are the Tik Toker. 우리랑 틱톡할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광고를 본 모바일 이용자는 틱톡을 하지 않으면 대세에서 뒤떨어질 수 있다는 조급함을 갖고, 틱토커(Tik Toker: 틱톡하는 사람) 대열에 합류한다.

틱톡에서 주로 공유되는 영상 분야는 댄스다. 한잔해댄스, 꿈치댄스, 핑거댄스, 해초댄스, 세로댄스, 디디댄스, 주주댄스 등 세상의 모든 댄스는 틱톡에서 나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틱톡 댄스 열풍에 힘입어 대학생 시절 몸 좀 흔들어 봤던 기자가 직접 틱톡에 입문해, 흥행 요인과 인기 콘텐츠의 특징을 분석해봤다.

30일 오전 10시 기준 기자가 오나나나 댄스를 선보인 첫 영상 조회수는 업로드 하루 만에 3만 건. 미약하게나마 분석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는 근거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려드린다.

◇틱톡 인싸되는 비법, '대세ㆍ노세ㆍ먹세'

▲야외에서도 촬영을 진행했다. 스튜디오 조명이 주는 분위기와 은은한 디자인의 벽지가 사라지니 전문 댄서의 느낌도 사라졌고, '좋아요' 숫자도 이전 영상보다 급격히 감소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
▲야외에서도 촬영을 진행했다. 스튜디오 조명이 주는 분위기와 은은한 디자인의 벽지가 사라지니 전문 댄서의 느낌도 사라졌고, '좋아요' 숫자도 이전 영상보다 급격히 감소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

기자의 오나나나댄스 영상은 3시간 만에 조회수 1만 건을 넘어섰다. 비법은 뭐니뭐니해도 대세를 따랐기 때문이다. 방송인 광희는 인기 예능 ‘아는형님’에 나와 인싸춤이라며 오나나나댄스를 선보였다. 아이돌 레드벨벳 슬기와 개그맨 김신영도 오나나나댄스로 함께 틱톡 영상을 촬영하는 등, 오나나나댄스는 이미 대세춤으로 자리 잡았다. 이 때문에 기자는 틱톡 입문자였음에도 대세 춤을 선택했다는 이유로, 조회수와 '좋아요' 수에서 '평타'를 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올린 영상은 친구와 함께 즐기는 영상이었다. 배경음악으로 BTS 곡 'Fire'를 삽입한 뒤, 음악에 맞춰 막춤을 추거나 서로 마주 보며 폭소하는 모습을 담았다. BTS 칼군무도 아니고, 엽기 행각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개그도 아니었지만, 단순히 노는 영상에 ‘좋아요’가 급속도로 올라갔다. 틱톡의 영상 대부분이 이런 가벼운 콘텐츠다. 중고등학생들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말뚝박기를 하는 모습, 얼음땡을 하는 모습, 칠판에 낙서하는 모습 등 또래가 노는 모습에 서로가 공감을 보낸다.

최근 가장 인기 있는 틱톡 영상은 먹자 콘셉트다. ‘단거좋아해’ 해시태그를 단 영상 콘텐츠가 댄스 영상을 위협할 수준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유튜브의 먹방과 다른 점은 BJ가 음식을 먹는 모습이 아닌, 음식 자체를 촬영한다는 점이다. 영상 게시자는 잔잔한 배경음악을 깔고, 달달한 팬케이크에 설탕 시럽을 가득 뿌리는 것으로 촬영을 종료한다. 틱톡 음식 영상은 다양한 필터를 입혀 최대한 은은하고, 나른하게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주어진 시간 15초, '불편함의 매력'

▲대세를 따른 오나나나댄스 영상은 업로드 몇 시간 만에 조회수 2만 건을 훌쩍 넘어섰다. 댓글에는 몸매를 평가하는 글들이 쏟아졌고, 일대일 다이렉트 메시지 함에는 수많은 즉석 만남 제의가 쏟아졌다. (나경연 기자 contest@)
▲대세를 따른 오나나나댄스 영상은 업로드 몇 시간 만에 조회수 2만 건을 훌쩍 넘어섰다. 댓글에는 몸매를 평가하는 글들이 쏟아졌고, 일대일 다이렉트 메시지 함에는 수많은 즉석 만남 제의가 쏟아졌다. (나경연 기자 contest@)

불편함과 매력은 한 끗 차이다. 트위터가 한국에 상륙했을 당시, 140자로 제한되는 불편함은 이용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이용자라도 140자 안에 모든 것을 전달해야 했고, 메시지 수용자는 자연스럽게 읽는 편리함을 누리게 됐다. 장문에 지쳤던 사람들이 짧고 간결한 트위터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다.

틱톡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모든 것을 게재할 수 없다. 15초라는 '쇼트 폼(짧은 형식)' 안에서 가장 핵심적인 동작을 선별해 전달해야 한다. 틱톡 콘텐츠 중 댄스 영상이 많은 이유다. 진지하고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는 콘텐츠보다 그 순간 보고 즐길 수 있는, 유희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일회성 콘텐츠가 먹힌다. 핵심은 콘텐츠의 줄거리를 없애는 것이다.

인기 댄스 대부분은 같은 동작의 반복이다. 발을 빠르게 왔다갔다하는 오나나나나 댄스, 무릎을 굽혔다 펴는 와리가리 댄스는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 여기에 신나는 EDM 음악을 입히면 마치 전문 댄서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도 난다. 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짧은 시간 안에 간단한 움직임만 보여주면 되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 없이 틱톡 영상에 도전한다. 오히려 15초의 시간 제한이 일반인들에게 영상 크리에이터에 대한 장벽을 낮추는 것이다.

◇자극성으로 승부…기승전 '노출'

▲틱톡은 선미와 이종석 등 인기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대거 영입했다. 광고에서 모델들은 “같이 틱톡하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광고를 본 이용자들은 인싸가 되기 위해 틱톡은 필수라는 느낌을 받는다. (출처=유튜브 캡쳐)
▲틱톡은 선미와 이종석 등 인기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대거 영입했다. 광고에서 모델들은 “같이 틱톡하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광고를 본 이용자들은 인싸가 되기 위해 틱톡은 필수라는 느낌을 받는다. (출처=유튜브 캡쳐)

선정성은 틱톡에서 빠질 수 없는 논란거리다. 15초 안에 많은 '좋아요'를 받고, 팔로워를 늘리기 위해 영상 게시자가 선택하는 것이 자극적 콘텐츠다. 대부분의 선정성은 노출과 야한 춤에서 나온다. 인기 검색어 대부분도 여성이 주체가 되는 걸그룹댄스, 여학생댄스, 여성댄스 등이다. 해당 검색어에 걸리는 영상 속에서 여성들은 몸에 완벽히 달라붙는 레깅스나 짧은 핫팬츠, 배를 노출하는 상의 등을 입고 춤을 춘다.

AFP통신은 지난해 12월 틱톡의 선정적 콘텐츠에 대해 많은 유럽의 학부모가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틱톡의 주 사용층인 10~20대 학생들이 틱톡에 영상을 올리면서 선정적인 옷을 입고 부적절한 포즈를 취한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지난해 7월 인도네시아 부모들은 청소년들이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대중음악을 따라 부르도록 틱톡이 부추긴다고 단체 청원을 넣었고, 이에 당국은 틱톡 사용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틱톡이 청소년 성매매 플랫폼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프랑스에서는 10대 여성이 틱톡 사용자의 58%를 차지한다. 프랑스 경찰은 10대 여아가 틱톡을 통해 성적 관계 등을 제안받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의를 주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 내 틱톡에서도 여학생들이 춤을 추는 영상에는 즉석 만남을 제의하는 댓글 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댓글 대신 일대 일 다이렉트 메시지로 만남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틱톡은 어린 학생들에게 그들만의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콘텐츠의 유해성을 근거로 무조건적인 사용 금지를 강제하기가 쉽지 않다. 틱톡 안에는 세대 간 공감을 형성할 수 있는 건전한 콘텐츠 역시 풍부하기 때문이다. 또한, 부모의 강요로 인해 혼자만 틱톡 콘텐츠를 공유하지 못할 경우, 그 학생이 친구들 사이에서 느끼게 될 소외감 역시 중요한 문제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이 생겼을 때, 유해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접근 금지를 강요하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면서 "청소년 스스로가 콘텐츠를 분별해낼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매매 등 범죄가 발생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방치한 기업들에 강한 처벌을 내리는 것 또한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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