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잔한 실험실] 떡볶이·순대·막창·족발…편의점 포차음식 "정말 OO할까?"

감자튀김은 어느 패스트푸드점에서 먹는 게 가성비가 가장 좋을까? 어떤 에너지 드링크를 먹어야 같은 값에 더 많은 카페인을 섭취할 수 있을까? 일상 속에서 한 번쯤 궁금해했지만, 너무 쪼잔해 보여서 실제로 실험해본 적 없고, 앞으로도 그다지 해보고 싶지 않은 비교들. [쪼잔한 실험실]은 바로 이런 의문을 직접 확인해 보는 코너다. cogito@etoday.co.kr로 많은 궁금증 제보 환영.

▲편의점 포차음식의 가성비는 정말 창…아니, 나쁜 것일까? 직접 사서 열어봤다. (김정웅 기자 cogito@)
▲편의점 포차음식의 가성비는 정말 창…아니, 나쁜 것일까? 직접 사서 열어봤다. (김정웅 기자 cogito@)

옛날 옛적에 편의점 음식 브랜드에 자신의 이름을 빌려주기로 한 연예인 2명이 있었다. 한 명은 편의점 도시락에, 또 한 명은 편의점 포차음식에 이름을 붙여 팔았더랬다.

이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 약 10여년간 대중들은 두 사람의 이름을 ‘가격 대 성능비’의 대명사로 기억하게 된 것이다. 도시락에 새겨진 배우의 이름, ‘혜자’는 압도적으로 우월한 가성비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대로 포차음식에 기입된 가수의 이름은…. 여기까지만 하자.

▲가성비의 전설, ‘김혜자 도시락’. 특정 배우의 이름을 풍요로움의 상징으로까지 격상시킨 레전드 상품이었다. (사진제공=GS25)
▲가성비의 전설, ‘김혜자 도시락’. 특정 배우의 이름을 풍요로움의 상징으로까지 격상시킨 레전드 상품이었다. (사진제공=GS25)

이 드립이 흥했던 게 벌써 10년 전 이야기다. 이제 ‘그 가수’의 이름을 붙여 팔던 포차음식은 소비자들의 준엄한 혹평 속에 자취를 감추어버렸고, 유통업도 편의점업계도 강산이 변할 시간동안 발전해왔다. 지금쯤 편의점 포차음식이 아직도 창… 아니, 가성비가 그토록 나쁜지 다시 한 번 점검해 볼 시점이 됐다고 생각해 기사를 준비했다.

수없이 많은 상품 중 가장 대표적인 포차 메뉴라 생각되는 △떡볶이 △순대 △족발 △막창을 선택했다. 이번에도 맛은 불문에 부쳤으며, 오로지 가격과 들어있는 ‘메인 메뉴’의 양을 중시했다. 상품의 ‘메인 메뉴’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기자 나름대로 합리적인 기준을 세워 정했다.

각 메뉴는 서로 다른 편의점에서 산 각기 다른 제품 2개씩을 구입해 비교해보았다. 제품명은 명시하지 않는다. 2종류의 한정적인 샘플로 ‘떡볶이는 이렇다’, ‘막창은 저렇다’는 식의 결론을 내리는 건 신뢰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직접 열어서 촬영한 편의점 포차음식.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떡볶이, 순대, 족발, 막창. (김정웅 기자 cogito@)
▲직접 열어서 촬영한 편의점 포차음식.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떡볶이, 순대, 족발, 막창. (김정웅 기자 cogito@)

◇편의점 떡볶이, 순대, 족발, 막창의 가성비는?

먼저 비교적 저렴한 음식에 속하는 떡볶이와 순대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떡볶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특정 제품이 지나치게 뛰어난 가성비를 자랑하며 통계를 흐려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세븐일레븐에서 구입한 이 제품은 CU에서 산 다른 제품보다 30% 가량 싼 가격에, 76% 많은 중량의 떡볶이가 들어있었다. 어찌됐거나 판매중인 상품이니 그냥 통계에 똑같이 집어넣어 계산했다.

순대는 빨간 양념이 버무려진 순대만 들어 있는 제품과, 순대와 간이 함께 들어 있는 두 종류의 제품을 분석했다. 간은 순대의 양을 많아 보이게 하려 사이드에 깔아둔 음식…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순대와 가치가 비슷하며, 훌륭한 보완재이기도 하다. 때문에 간도 순대 중량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계산했다.

▲사진 위 우측의 떡볶이는 정말 ‘혜자’였다. 아무리 작은 떡이라고는 해도 들어있는 떡이 무려 80개! 아래의 순대는 소스와 간의 무게도 순대에 포함해 계산했다. (김정웅 기자 cogito@)
▲사진 위 우측의 떡볶이는 정말 ‘혜자’였다. 아무리 작은 떡이라고는 해도 들어있는 떡이 무려 80개! 아래의 순대는 소스와 간의 무게도 순대에 포함해 계산했다. (김정웅 기자 cogito@)

제품별로 가성비가 좋은 음식도, 나쁜 음식도 있었다. 떡볶이와 순대 모두 비교한 두 제품이 2배에서 많게는 3배까지의 중량당 가격의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떡볶이와 순대 각 두 제품의 100g당 평균 가격이 1156원(소수점 버림)으로 정확히 일치했다. 1의 자리까지 같았던 것은 어느 정도의 우연의 일치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편의점의 저렴한 포차음식들의 단가가 대체로 100g당 1150원 안팎에서 결정된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다음은 비교적 비싼 고기 음식인 족발과 막창이다.

족발은 족발집에서도 많이 파는 미니족발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편의점 미니족발엔 잡다한 뼈들이 많이 붙어있었지만, 이걸 떨어지는 가성비라고 해석하는 건 무리다. 미니족발이란게 보통 발가락뼈로 만드는거라 어느 족발집에 가서 사더라도 쓸데없는 뼈가 많이 붙어있기 때문이다.

족발의 100g당 가격은 각각 1966원과 1975원. 이번엔 10원 정도의 오차 안에서 벗어나지않았다. 이쯤되면 대체로의 편의점 식품 납품업체들이 격화된 경쟁 속에서 거의 균형점이 될 만한 소비자가격을 찾았다고 해석된다.

▲사진 위 좌측의 막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빨간 네모를 친 부분은 ‘떡’이다! 순수 막창 개수만 세보면 좌측 제품은 14개, 우측은 32개의 막창이 들었다. 두 족발 제품은 6~7조각 쯤 되는데, 사실 족발은 ‘조각이 몇 개냐’는 크게 중요치 않긴 하다. (김정웅 기자 cogito@)
▲사진 위 좌측의 막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빨간 네모를 친 부분은 ‘떡’이다! 순수 막창 개수만 세보면 좌측 제품은 14개, 우측은 32개의 막창이 들었다. 두 족발 제품은 6~7조각 쯤 되는데, 사실 족발은 ‘조각이 몇 개냐’는 크게 중요치 않긴 하다. (김정웅 기자 cogito@)

막창에 대해선 할 말이 조금 많다. 아니, A막창은 글쎄 떡을 반, 막창을 반 넣어서 팔고 있었다. 이름이라도 ‘막창과 떡’이라던지, 조리예에 떡이 듬뿍 들어있다던지 하면 또 모르겠는데, 이름은 ‘불막창’이고 조리예에는 풍~성한 막창과 ‘마늘, 양파, 고추’(물론 그런 거 안 들었다)를 넣어 볶은 사진을 걸어놨다. 딱봐도 막창이 훨씬 덜 든 이 제품을 정말 후하게 평가해 떡과 막창의 중량이 절반씩이라고 산정하고, ‘절반의 막창’만을 가성비에 포함시켜서 계산했다.

막창은 대체로 100g당 5754원의 중량 대비 가격 비율을 보였다. 넷 중 가장 고급의 식재료인 만큼 다른 음식에 비해 3~4배 비싼 단위당 가격이었다. 일반적으로 막창집에 가서 막창을 먹을때와 비교해 보면…. 아니 이럴게 아니라, 위의 모든 음식들을 원래 전문점에서 파는 가격과 비교해 보는 편이 좋을 듯하다.

(김정웅 기자 cogito@)
(김정웅 기자 cogito@)

◇떡볶이, 순대, 족발, 막창을 맛집에 가서 먹으면…

떡볶이와 순대는 이투데이 본사 인근인 대방역 3번 출구 앞 한 노점상에서 구매했다. 단, 이 노점상의 사장님은 ‘혜자’스러운 인심으로 싼 값에 많은 양을 얹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는 점을 미리 명시해둔다.

혹자는 “‘혜자’스러운 특정 노점상을 골라 떡볶이, 순대로 편의점 음식과 비교하는 건 X오바 아니냐?”고 비판할 수도 있겠다. 근데 노점상이라는건 당연히 평준화가 안되는 거라, 평균을 내기도 어렵고 내봤자 별 의미도 없다. 어차피 힘겹게 낸 평균과 글을 보시는 독자의 집 앞 노점상의 가격은 큰 차이를 보일 것이다. 그냥 ‘대충 이렇구나’ 하는 정도로 참고바란다.

▲대방역 3번출구 앞에서 산 떡볶이와 순대. 각각 696g, 592g(그릇 무게는 당연히 제하고 영점을 잡았다). 아 혜자…. (김정웅 기자 cogito@)
▲대방역 3번출구 앞에서 산 떡볶이와 순대. 각각 696g, 592g(그릇 무게는 당연히 제하고 영점을 잡았다). 아 혜자…. (김정웅 기자 cogito@)

이 노점상에서 3000원어치씩을 구입한 떡볶이와 순대(다른 내장 없이 ‘순대와 간’만 주문)는 각각 고기 1근인 600g에 달하는 무게였다. 정확하게는 떡볶이가 696g, 순대는 592g.

노점상 떡볶이의 100g당 가격은 431원으로 계산됐다. 비교해 보면, 앞서 거론한 편의점 국물떡볶이(100g당 1156원)가 2.68배 비쌌다. 노점상 순대는 100g당 506원으로, 편의점 순대는 이보다 2.28배 높은 가격이었다. 아 ‘혜자’…

족발과 막창의 가성비는 반대다. 당연히 전문점에 가서 먹는 게 훨씬 비싸다.

취재 예산 고갈로 구글링을 해본 결과, 시중 곱창집에서 양념막창은 대체로 120~180g에 8000~12000원가량의 가격대를 보였다. 심플하게 구간의 딱 중간인 150g에 1만 원을 기준으로 계산하자.

족발은 어디 갔냐고? 실은 평균값 도출에 실패했다. 족발은 도저히 유의미한 평균값을 만들 수가 없었다.

구글링으로 찾은 미니족발의 가격은 3500원, 7000원, 1만원, 1만1000원, 1만3000원, 1만5000원, 2만5000원…. 미니족발은 원래가 정식메뉴라기보다 대(大), 중(中) 크기의 족발을 팔고 남은 짜투리(특히 발가락)를 파는 상품이다보니 ‘몇 인분에 얼마’라고 할 만큼 규격화하는게 도저히 불가능했다(심지어 중량 정보도 없다).

정말 송구스런 말씀이지만, 독자들께서는 ‘편의점 미니족발은 100g당 1970원이라더라’라는 정보를 유념한 채 본인이 구매한 미니족발과 비교해보시길 바란다.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 올리는 바다.

평균을 도출해낸 양념막창은 편의점이 100g당 5754원, 곱창집에서 먹으면 100g당 6666원이었다. 곱창집이 약 22% 정도 비싸다. 곱창집에서 직접 구워서 익히는 곱창은 편의점과 제품의 질부터가 다른데다, 깔리는 밑반찬, 종업원 인건비, 가게 임대료 등의 부대 비용이 포함된 가격이다.

때문에 ‘곱창집 곱창이 더 비싸다’는 명제는 당연히 참일 수 밖에 없는데…문제는 언제나 정도차다. 22%의 가격 차이는 과연 합리적인 수준인가? ‘합리적이다’, ‘아니다’를 기자가 감히 평가하기보다는 기사 작성의 의도를 설명하는 시간을 짤막히 가지고자 한다.

◇‘이럴거면 차라리…’주의자를 위하여

하루는 기자가 친구를 집에 초대하면서 “내가 살 테니 싸게 편의점 안주 몇 개 사서 소주나 먹자”고 제안했다. 호기롭게 ‘이것도사고 저것도사고, 몇 푼 하지도 않는 거 되는대로 담자’했는데 생각보다 거금이 나왔다. 친구는 “이럴거면 차라리 치킨 시켜먹는 게 더 싸지 않냐?”고 물었다. 그때는 “흥! 이거 뭐 얼마라고!”라며 허세를 부렸지만 실은 ‘그냥 치킨 시킬 걸’하고 꽤 후회했다.

이게 절대 기자 혼자만의 경험일리 없다고 생각한다. ‘이럴거면 차라리 ○○에 가서 먹는게…’라는 논의는 어느 누구라도 살면서 듣거나 혹은 직접 말해봤을법한 의문이다. 근데 그걸 언제 일일이 ‘족발은…순대는…100g당 얼마더라…’하고 따져보겠는가. 하면 하는건데, 누군가 간단히 정리해주면 더욱 편리해진다. 저널리즘의 목적 중 하나는 편리한 정보 접근 추구에 있다.

기자가 도출한 정보는 개략적으로 ‘편의점 떡볶이와 순대는 노점보다 2.28, 2.68배 더 비싸다’, 반면, '편의점 곱창은 곱창집 곱창보다 22% 저렴했다’가 전부다.

이걸 기자가 아깝네, 너무하네, ‘혜자’네, ‘창…’, 아니 가성비가 나쁘네 라고 말하는 것은 과도한 훈수다. 다만 이 글을 보는 독자들, 특히 ‘이럴거면 차라리’주의자인 독자들께서 “이럴거면 차라리 나가서 먹자” 내지는 “이럴거면 차라리 집에 사들고 가서 먹자”의 판단을 하는 데 이 기사를 근거로 활용하시길 바란다.

오늘도 ‘2차 가자’는 제안에 고뇌하는 ‘이럴거면 차라리’주의자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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