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트렌드의 오판…왜 10대는 ‘유튜브’일까

입력 2018-08-13 10:21 수정 2018-08-1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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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운 온라인뉴스부장

사람들은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의 생각을 궁금해한다. 그래서 뉴스는 물론, 생산 및 소비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한다. 이처럼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알고 싶어지는 때는 ‘선택이 요구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흔히 발생한다.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정보 탐색은 ‘트렌드’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 이 단어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단순하다. 과거와 현재의 변화를 비교해 미래를 읽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삶의 전반을 관통하는 트렌드 중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무엇일까. 경제적인 관점에서 살펴볼 때 단연 ‘소비’ 트렌드를 꼽을 수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들어간다면 ‘정보의 소비’에 대한 트렌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0년 전인 2007년 국내 인터넷 산업의 화두는 ‘UCC(user created contents·사용자 제작 저작물)’였다. 다음은 UCC를 포털 1위 탈환의 엔진으로 내세워 네이버 타도를 외쳤으며, 중위권 포털이었던 프리챌은 UCC로 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판도라TV와 다모임, 엠군 등 전문 UCC 업체들이 잇따라 등장한 것도 이때였다.

그러나 얼마 가지 못해 UCC 회의론이 일어났고, 동영상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사업은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잇따라 축소됐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우선 서버 비용 등 많은 초기 투자에도 수익이 따르지 못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동영상 광고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시점에서 수익은 적고 투자는 대규모로 해야 하니, 사업 축소를 선택한 것이다. 동영상 콘텐츠를 한 때의 유행으로 본 시각도 하나의 배경이다. 구글이라는 IT공룡을 배경으로 한 유튜브도 엄청난 비용 때문에 전망이 어둡다는 증권가 리포트가 쏟아진 것도 이때였다.

여기에 저작권과 이에 따른 규제 역차별은 국내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네이버·엠군·판도라TV 등 국내 업체 이용자들은 2009년 시행된 ‘제한적 본인확인제’에 따라 실명으로만 동영상 콘텐츠를 올려야 했다. 방송·영화 속 영상을 편집해 실명으로 올렸다가는 저작권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는 만큼, 해외 업체인 유튜브로 사용자들이 이동한 것이다.

2012년 본인확인제는 폐지됐고 동영상 광고도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으나, 시장은 유튜브가 장악한 뒤였다.

현재는 어떤가. 이미 상당수 10대는 네이버와 다음을 쓰지 않는다. 이들은 알고 싶은 것을 유튜브로 검색하고 동영상으로 정보를 얻는다. 네이버나 다음을 쓰면 ‘아재’라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동영상이 온라인 트렌드가 된 지금, 글과 이미지로 정보를 얻던 시대는 끝나고 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현재 유튜브는 국내 시장에서 85.6% 점유율로 독주하고 있다. DMC미디어의 최근 자료에서도, 주로 사용하는 모바일 동영상 앱으로 유튜브를 꼽은 응답자는 42.8%에 달했다. 2위인 네이버TV(15.4%)보다 배 이상 높다.

당시 동영상 관련 사업을 대폭 축소했던 네이버와 카카오(옛 다음)는 이제서야 내팽개쳤던 트렌드를 다시 꺼냈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지난달 26일 올해 하반기 주요 사업 전략으로 ‘동영상’을 언급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4000억 원을 쓴 데 이어, 하반기에도 2000억 원을 추가 투입한다고 한다. 네이버가 지난해 YG엔터테인먼트에 1000억 원을 투자, 2대 주주가 된 것도 동영상 콘텐츠 확보의 일환이다.

카카오는 ‘카카오M’ 기반을 활용한 영상 제작에 나설 방침이다. 최근 카카오M은 BH엔터테인먼트, 제이와이드컴퍼니, 숲엔터테인먼트 등 연예기획사 3곳과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사실 트렌드의 정의는 명확하지 않다. 사전적으로는 대체로 어떤 ‘추세’나 ‘경향’이라는 의미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많은 학자는 유사한 용어들과 함께 묶어 이를 정의한다. 1년 이내 짧은 기간의 유행은 ‘패드(fad)’, 2~3년은 ‘패션(fashion)’, 5년 이상 지속하면 ‘트렌드(trend)’로 분류하는 게 그것이다.

그간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은 동영상을 ‘트렌드’가 아니라, ‘패드’나 ‘패션’으로 읽었다. 판단 착오를 딛고 제2의 도약점을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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