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상 칼럼] 경제위기 돌파구는 혁신성장

입력 2018-06-2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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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실물과 금융 양 부문이 동시에 위기를 맞았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해 수출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외국 자본이 대거 이탈해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자칫하면 경제 기반이 와해해 실업자를 대량으로 쏟아낼 전망이다. 5월 취업자 증가는 전년 동월 대비 7만2000명에 그쳤다. 2월 이후 4개월 연속 10만 명대 이하로 떨어졌다. 체감청년실업률은 23.2%로 사상 최악이다.

이 같은 상황에 미국과 중국이 500억 달러 규모의 품목에 25%의 보복관세를 주고받는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두 나라 사이에 끼인 수출산업이 2중의 피해를 입는다. 더욱이 미국 금리인상이 서민가계와 한계기업의 연쇄부도를 유발할 조짐이다. 경제의 앞이 안 보인다.

올 들어 저소득층의 이전소득이 근로소득을 넘었다. 이전소득이 근로소득보다 많다는 것은 직장을 다니면서 번 소득이 적고 정부나 가족 등으로부터 지원받은 소득이 많다는 뜻이다. 경제가 고용창출 기능을 잃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하위 20% 1분위 가구의 이전소득은 59만7000원으로 근로소득 47만3000원보다 26%나 많다. 1분위 저소득층의 1분기 이전소득은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21.6% 증가했다. 반면 1분기 근로소득은 같은 기간 13.3% 감소했다. 두 비율 모두 역대 최대폭이다.

실업자가 빠른 속도로 늘자 사회불안이 커지고 있다. 일자리가 없어 취업을 아예 포기하고 거리를 헤매는 사람이 늘고 있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1분기 일할 능력은 있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일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인구가 195만1000명으로 2003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50대와 60대 이상이 각각 40만6000명과 84만1000명에 이르러 전체 쉬는 인구의 64%에 달한다.

고령층에서 그냥 쉰다는 인구가 크게 증가하는 이유는 이들의 일자리 대부분을 차지하는 임시, 일용직의 고용 상황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일자리는 근로자에게 주어지는 삶의 기본수단이다. 삶의 수단을 잃고 생계불안을 겪는 근로자가 고령자부터 대규모로 느는 것은 사회를 혼돈에 빠뜨리는 일이다.

경제가 이와 같이 위기로 치닫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의 소득주도 정책이 기대와 달리 저소득층의 소득감소와 실업증가를 가져오는 부작용의 영향이 적지 않다. 경제정책의 생명은 경제의 올바른 진단에 있다. 현재 우리 경제는 투자와 생산을 결정하는 공급부문이 부실하다. 경제의 고도 성장을 이끌던 조선, 철강, 자동차,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산업 발전을 주도하던 주요 기업들과 산하 중소기업들이 경영난에 시달리며 근로자 고용을 멈추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정부가 임금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경제가 수용하기 힘든 정책을 펴자 오히려 영세 중소기업과 중소기업의 실업이 늘고 저소득층의 소득이 감소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9%로,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낮은 2.7%로 전망했다. 경제부실과 실업증가가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경제위기의 돌파구로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늦추고 혁신성장을 서둘러야 한다. 경제가 신산업을 발굴하고 창의적인 기업 환경을 갖출 경우 수출경쟁력은 무역전쟁과 관계없이 증가한다. 동시에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아 외국 자본이 들어와 금융시장을 일으킨다.

최근 정부는 기획재정부 내에 혁신성장본부를 설치하고 경제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샌드박스의 도입 등 규제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올바른 정책 방향이다. 전력을 쏟아 무슨 일이 있어도 경제가 무너져 근로자들이 한꺼번에 쓰러지는 일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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