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규제에 몸살앓는 기업들..기존 회사 팔고 새 기술 축적 안간힘

입력 2017-04-26 09:52 수정 2017-04-2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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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책 변화에도 국내 기업 막대한 영향

‘규제 장벽’ 역시 국내 기업들이 회사를 매각하는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기존 산업을 새 분야와 접목시키기 위해서는 이종 산업 간의 교류가 필요하다. 은행업과 정보기술(IT)을 묶은 인터넷전문은행, 방송과 통신사업이 하나가 된 IPTV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국내 제도가 산업의 변화보다 한참 뒤쳐지면서 기업들이 법 제정을 기다리기보다는 매각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딘 규제 변화, M&A 통해 돌파= 국내 대기업그룹 중 CJ그룹은 케이블방송사업자(MSO) 1위인 CJ헬로비전을 매각하려 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통해 규제가 촘촘한 방송 사업 대신 국내외 물류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복안이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불허하면서 CJ그룹 역시 방송 부문의 매각보다는 인수로 방향을 틀었다.

CJ헬로비전은 SK텔레콤으로의 피인수가 무산된 이후인 지난해 12월 경남지역 케이블방송인 하나방송을 225억 원에 인수했다. 당분간 재매각이 어려운 것을 고려하면 적극적 M&A로 덩치를 키워 오히려 규제 장벽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한 셈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는 매각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전 사업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반쪽’ 출범한 것도 규제가 산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으로 꼽힌다. 이달 초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출범했다. 하지만 정작 KT 등 다른 산업분야 주주는 케이뱅크에 적극적인 자본 확충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행 은행법에서는 금융자본이 아닌 산업 자본은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10% 미만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의결권은 4%까지만 행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케이뱅크는 대주주인 KT의 유상증자 등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KT는 케이뱅크의 지분 8%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은산분리 완화 관련 법안은 지난해부터 국회에 계류 중이다. 현재 계류 중인 은산분리 완화 관련 의원발의 개정안은 산업자본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50%까지로 늘리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대선 정국이 이어지면서 여전히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책 변화, 국내기업 영향 커= 중국과 가까운 지리적 요건도 국내 기업이 기업 매각에 영향을 받는 요인이다.

최근 이마트는 올 연말까지 중국에서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 상하이에 1호점을 열면서 사업을 확장했으나 수익성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의 까다로운 규제와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상황이 극대화될 경우 국내기업은 중국 사업 철수를 넘어 해당 사업 매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기업의 중국 수출 의존도도 높은 편이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기의 각 산업 부문별 중국 수출 비중은 패션의류 21.2%, 화장품 37.4%, 농수산품 22.8%, 생활용품 18.7% 등으로 대부분 20%에 가까운 수치다. 이처럼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국제 정세에 따라 정책이 변하면 국내기업들은 막대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EY 보고서에 따르면 지정학적 이유로 기업을 매각하게 되면 매각액은 기대하는 가격보다 31% 가량 낮아질 수 있다. 또 환율, 금리변동, 유가상승 등 거시경제의 불안감 때문에 매각하면 매각액은 20% 낮아진다. 이같은 이유로 매각을 시도할 경우 일반적인 매각보다 더 빠르게 진행하려고 하기 때문에 가격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중국의 북핵 리스크 대응과 국내의 대선 정국 등이 맞물리면서 국내 기업들이 울며 겨자 먹기식 기업 매각이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인수합병(M&A)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사업재편은 신사업 추진보다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진행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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